공모전

AI로 쓴 글은 이제 티가 납니다

독자도 심사위원도 AI 문체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아예 AI 사용을 금지한 공모전도 나왔습니다. 응모 전에 요강에서 꼭 확인해야 할 저작권 조항과 함께, 글로 겨루는 자리 다섯 곳을 골랐습니다.

2026년 7월 13일

애틀랜틱이 짚어낸 AI 글쓰기의 대표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X가 아니라 Y다" 처럼 앞을 부정하고 뒤를 세우는 부정 병렬구문입니다. 챗봇이 쓴 글에 유독 자주 나오는데, 정작 모델이 왜 이 구문을 좋아하는지는 연구자들도 깔끔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줄표 남용, 매끄럽지만 어디서 본 듯한 교훈형 마무리도 같은 목록에 오릅니다.

원인이야 어떻든, 결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읽는 사람이 점점 빨리 알아챕니다.

아예 금지한 공모전이 나왔습니다

코리아타임스가 주관하는 제57회 한국현대문학번역상은 요강에 AI 활용 번역 금지를 못 박았습니다. 상금이 소설 부문 대상 700만 원, 시 부문 대상 400만 원인 규모 있는 상인데도 그렇습니다.

번역은 원문이 정해져 있어서 AI가 그럴듯한 결과를 내기 쉬운 분야입니다. 그런 분야가 먼저 선을 그은 셈인데, 이유가 무엇인지는 요강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심사의 공정성일 수도, 번역가 발굴이라는 상의 목적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응모자 입장에서 확실한 건 하나입니다. 규정이 있으면 지켜야 하고, 어기면 실격입니다. 반대로 AI를 도구로 쓰는 걸 허용하거나 오히려 권장하는 공모전도 많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요강마다 다르니 응모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심사위원이 실제로 보는 건 문장이 아닙니다

AI가 흉내 내기 가장 어려운 건 화려한 표현이 아니라 직접 겪은 사람만 아는 디테일입니다. 병원 대기실 의자의 높이, 면접장에서 들은 특정한 질문, 그때 손에 들고 있던 물건. 이런 건 지어내면 어색해집니다. 반대로 문장이 조금 어설퍼도 이런 게 들어 있으면 글이 살아납니다.

그래서 소재를 고를 때 "감동적인 이야기" 를 찾지 말고 내가 아니면 쓸 수 없는 장면을 찾는 편이 낫습니다. 스토리텔링 공모전처럼 경험담을 받는 자리는 특히 그렇습니다.

응모 전에 요강에서 이 문장을 찾으세요

글이나 영상은 만들고 나면 내 작품으로 남을 것 같지만, 요강에 따라 아닐 수 있습니다. 확인할 문장은 대략 이런 형태입니다.

  • "응모작에 대한 일체의 권리는 주최 측에 귀속된다"
  • "접수된 작품은 반환하지 않으며 저작권은 주최 측에 귀속된다"
  • "수상작의 저작재산권 일체(2차적 저작물 작성권 포함)를 주최 측이 갖는다"

마지막 줄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은 원작을 바탕으로 다른 것을 만들 권리입니다. 번역, 각색, 영상화, 캐릭터 상품이 여기 들어갑니다. 이 권리까지 넘기면 내 글로 만든 다른 무언가에 대해서도 할 말이 없어집니다.

첫째와 둘째가 특히 문제입니다. 수상작뿐 아니라 떨어진 작품까지 주최 측이 가져가겠다는 뜻이라, 그대로면 같은 글을 다른 곳에 내거나 자기 포트폴리오에 싣는 것도 걸릴 수 있습니다.

이게 실제로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4년 8월 7일, 15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아이디어 공모전 약관 31개를 점검해 "응모작 또는 수상작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주최기관에 귀속" 시키던 조항을 응모자 또는 수상자에게 귀속되도록 시정했습니다. 수상작을 제한 없이 쓸 수 있게 해둔 2개 기관은 수상자와 별도 약정을 맺고 쓰도록 바뀌었습니다.

그러니 이런 조항이 남아 있다고 해서 반드시 유효한 건 아닙니다. 다만 다투는 건 나중 일이고, 응모 전에 읽어보고 판단하는 게 훨씬 쉽습니다. 나중에 다른 데 쓸 생각이 있는 원고라면 특히요.

글로 겨루는 자리 (2026년 8월 12일 기준)

한 문단만 다시 읽는다면

다 쓰고 나서 첫 문단만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남이 쓴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대개 첫 문단부터 그렇습니다. 거기서 걸리면 소재가 아니라 시작 지점을 바꾸는 편이 빠릅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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